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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그외

통영 봄날의 책방

예전 독립서점이란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것이 바로 이 '봄날의 책방' 관련 다큐멘터리 덕분이었습니다. 정말 그 전까지는 서점하면 교보문고나 전 대전 사람이니까 계룡문고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동네 주택가에 자리잡은 작은 책방 혹은 독립서점이라고 하는 공간도 있다라는 걸 그 방송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었죠. 그때 방송에서 봤던 곳들이 봄날의 책방과 서울의 고요서사, 스토리지북앤필름, 책방무사 그리고 제주의 소심한 책방이었습니다.


고요서사는 학생이 인턴쉽을 한다는 핑계로 한 번 놀러 갔었고, 스토리지앤북필름은 같은 동네에 자리잡고 있어 겸사겸사 방문. 책방무사는 가야지가야지 하다가 서울 책방무사는 놓치고 ㅜㅜ 이번에 제주 여행가서 방문, 소심한 책방은 처음으로 혼자 갔던 제주여행에서 방문했었답니다. 그리고 이 봄날의 책방을... 이제서야 ㅜㅜ 제가 통영을 오게끔 만들어 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봄날의 책방이랍니다 ^^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발견한 보석같은 느낌이랄까요? 여기에 있다고? 하며 고개 돌리는 순간 발견한 김춘수시인의 그림이라니 ㅜㅜ 뵌 적도 없지만 늘 스승이라 여기는 분 김춘수 시인... 선생님 ㅜㅜ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통영하면 유명한 예술가분들이 많이 있죠. 저는 통영 하면 김춘수시인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일반적으로는 박경리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청마 유치환을 떠올리죠. 그리고 백석과 윤이상을 떠올리곤 합니다.



지금은 서점 냄새가 물씬 풍기지만 일반 가정집을 리모델링 해 만든 티가 확! 드는 입구가 인상적입니다.



일반적인 동네서점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일반 서점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책이 일단 엄청 많았습니다.

특히 계산대?라고 할 수 있는 곳에도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독립서점 관련 다큐에서 봄날의 책방을 처음 접했었지만 지금의 봄날의 책방엔 독립서적들은 없었습니다. 보통 독립서점이라고 하면 독립서적을 다루는 공간이라고 알고 있기에 현재의 봄날의 서점은 독립서점이 아닌 동네서점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엔 독립서적으로 구분되어졌을 남해의 봄날의 책들이 지금은 일반 출판사로 인식되기에 더더욱 그럴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작가의 방, 예술가의 방, 책 읽는 부엌 등 책들을 몇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진열하는 게 특징 같았습니다. 작가의 방엔 통영 출신의 소설가와 시인들의 소설책과 시집 위주로 진열되어 있었고 예술가의 방엔 통영 출신 예술가들 관련 책들이, 책 읽는 부엌엔 자연과 살림 관련 책들이 있어 관심사 마다 책들을 찾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일단 책들이 많아서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작가님 이름이 정원이라 놀랐던 <작고 소중한 나의 텃밭>!

봄날의 책방에서 구입한 책입니다 ^^ 올해엔 꼭! 성공적인 텃밭라이프를 꿈꾸며!! ㅎ

세세하게 텃밭에서 지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유기농농약 만들기 같은 정말 알찬 정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방탕소년단이 이렇게 잘 될 줄... 일반인들은 알았을까요? 하긴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소년공화국이란 아이돌이 있었다는 건 저 같은 아이돌덕후 아니면 거의 아무도 모르는데 말이죠 ㅋ 방탄 멤버들은 군대 안 가도 된다고 봅니다 저는!! ㅋㅋ 장하다 방탄!


저는 개인적으로 잘 나가는 아이돌보다는 안쓰러운 아이돌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아이돌이 잘나간다'는 걸 나눌 수 있는 기준엔 관련 서적들이 출판되고 있느냐를 따져보면 쉽게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엔 서태지 관련 책들이 꽤 많았고 그 이후엔 동방신기 관련 책들 아니면 보아 관련 책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조금 놀라는 부분은 일반서적들도 그렇고 독립서적들에서도 방탄소년단 관련 서적들이 종종 눈에 보인다는 것이죠. 아직은 서태지만큼은 아니지만 일반서점이던, 독립서점이던 방탄소년단 관련 서적들이 한 두 권씩은 진열되어 있더라고요.


아이돌을 애정하는 저 같은 사람으로써는 정말 기분 좋은 현상입니다^^  



네... 봄날의 책방은 동네책방이었네요^^

제가 잘못 알고 이었나 봅니다 ㅋ



갖고 있는 줄 모르고 또 나도 모르게 구입한 통영 문학지도 ^^;

이런 것만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는 건 함정 ㅜㅜ



간단한 그림동화책인데 그림이 정말정말 예쁩니다!

학교에 있는 지 알아보고 주문해달라고 해야겠습니다 ㅋ

학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책이었어요...라고 하면 제가 다니는 학교가 초등대안학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다니는 제천간디학교는 중고등대안학교랍니다^^;



봄날의 책방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는 <블라인드 시 카드>!!

16개의 봉투 속에는 김춘수, 백석... 등의 작가들의 글 귀가 그림과 함께 쓰여져 있는데요...

김춘수 시인 관련 기념품이 있다는 것에 감동 아닌 감동이 ㅜㅜ


김춘수 시인의 통영시 측 푸대접을 몸소 경험했던 여행이었기에 이런 기념품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동적이던지...

개인 소장용 1장, 선물용 1장, 그리고 또 더 갖고 싶은 욕심에 1장... 총 3장을 구입했답니다^^

김춘수 시인 것만 갖고 싶어 한참을 고민하다가 직원분께 문의해 그림으로 작가의 카드를 유추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 김춘수 시인의 시카드만 3장 구입했답니다~ ^^



김춘수시인도 좋은 시가 얼마나 많은데 통영은 어딜가나 온통 박경리 작가의 글귀들 뿐이더라고요...;;

통영시의 김춘수시인 푸대접... 쳇 ㅜㅜ



이런게 있다니!! 직접 알아 볼 요량으로^^;



한참이 서성인 책 읽는 부엌입니다. 정말 부엌이었어요^^;


처음엔 여타 다른 서점들처럼 사진 찍으면 안되는 것 같아 책방 앞 풍경만 찍고 내부는 못 찍겠구나 싶었습니다. 찍어도 되냐고 문의 해보고 싶었는데 워낙 사람들도 많고 직원분이 손님 응대로 엄청 바빠보이길래 못 찍겠구나 싶었는데... 다른 분들은 그냥 막 찍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냥 막 대놓고 찍었습니다 ㅋㅋ


커플처럼 보이는 커플은 '왔다감'용으로 사진만 막 서로 찍어주더니 그냥 가버리던데... 서점에 사진만 찍으러 오다니... 이건 뭐....;;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의 물결을 느꼈던 봄날의 책방이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알게 된 동네서점이기도 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명인 김춘수시인 관련 기념품을 샀다는 것도 있고요. 김춘수 유품기념관에서 조차 아무것도 팔질 않던데... ㅜㅜ 왔다가는 사람들로 북적, 사진만 찍고 가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을만큼 북적거렸던 곳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고향땅에 갔다온 것 같은 아늑함도 좋았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데 저만 느낀 아늑함이라니... 문장 상으로는 이해할 수 없으시겠지만... 그만큼 좋았다는 뜻이랍니다.


책 구경하며 보낸 시간이 저도 모르게 2시간을 훌쩍 넘겼다는 것에도 놀랐답니다 ㅎ


봄날의 책방과 삐삐책방만으로도 통영은 저에게 매년 겨울 꼭 방문하고픈 동네가 되었답니다.

김춘수 시인의 별세 소식에 그날 하루 내내 울기만 했던 때도 있었는데... 김춘수 시인의 흔적들을 둘러보는 것도 좋았고 동네책방의 냄새도 참 좋았던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