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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김봉철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독립서적에도 베스트셀러는 있다. 일반 대형 서점에서처럼 어마무시하게 팔려나가지는 않지만, 저작권료가 어마어마 해서 많이 팔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지만, 여기저기 독립서점에 많이 진열되어 있고, 자주 볼 수 있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글도 재미있다. 몇년 동안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묶어 책으로 만들었다. 마냥 재미만 있는 내용들은 아니다. 살살 비꼬는 수준이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살살 일기만 써 온 것만은 아닌 듯도 싶다. 나는 전문 비평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비평은 할 수 없다. 그냥 재미있게만 읽을 뿐이다.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멋들어진 사진이 있는 것이 아니다. 멋들어진 그림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글들이 엄청 수려하고 멋진 것은 아니다. 다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중간중간 큭큭 거리며 웃으며 읽을 수 있다는 것 뿐. 책을 읽으며 이렇게 피식피식 웃으며 읽어 본 책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다. 나와 동질감도 느껴가며 현대를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이 쓴 일기로 위안아닌 위안을 받는 느낌.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서 받는 위안이 아닌, 나랑 비슷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서 받는 위로 아닌 위로들. 우리들과 우리 엄마, 우리 주변의 풍경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오는 위로. 책 속의 글은 그렇게 참 편안하다.




검색해 보니 얼마전 작가 초청 강연 같은 것도 있었던데. 아쉬웠다.



나이 서른넷에 백수로 산다는 것. 생각만 해도 막연한데,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만도 미안한데, 참 못난 아들이어서 더 미안해 하는 작가의 일기. 그 마음이 와닿는다. 이 작가의 책들을 모두 다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