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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제주

제주 미래책방

제주 관덕정 길 맞은 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정말 매력적인 서점이 눈에 들어 옵니다.

얼핏 잘 못 볼 수도 있지만 <수화식당> 간판을 찾으면 바로 그 책방이랍니다.

뭔가 옛스러움이 들어 책방처럼 안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곳은 분명한 책방입니다 ^^


우리 동네에도 이런 책방 한 곳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물씬 들었던 <미래책방>


처음엔 저 밖에 사람이 없었어서 사장님께 허락도 받고 마음대로 사진도 찍고 했더랬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몰려드는, 아니 밀려드는 사람들... 저만 이제서야 알게 된 곳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단체 관광객으로 보이는 초등학생들까지... 사진도 찍고 책 구경도 실컷하고, 책도 몇권 사고 나서 문을 나설 땐 정말 발 디딜틈이 없을 만큼... 사람들로 북적거렸답니다 ㅎ




레트로 감성이라고 하던 거 같은데... 요샛말로 찐 레트로 감성을 만끽하고 싶으시다면 미래책방 강력추천합니다 bb

꾸민듯 안 꾸민듯한 그 느낌적인 느낌! 많이 꾸미시진 않았지만 조금씩 손 대 사장님만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습니다.

왠만한 동네책방스럽지 않게 책들도 많았고요^^



겨울철 제주의 어느 서점에서도 마주 할 수 있는 작은 귤들! 저 귤 하나만으로도 이곳이 제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문구류들보다는 책방이란 이름답게 다양한 종류의 책들로 책방이 생기가 넘쳤습니다.

솔직히 첫 인상은... 개인적으로 시집을 좋아해서... 시집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었는데요... 걍... 안해도 될 별 걱정이었던 거죠... ㅋㅋ



책방 안쪽에 오래된 사진기들을 팔고 있다... 란 블로그글을 읽고 갔던 지라... 왠지 그 카메라들이 있었던 곳 같은데... 거의 다 팔리셨는지 제가 갔을 땐 카메라들이 없었습니다. 뭔... 개인적으로 카메라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많이 아쉽진 않았습니다 ㅎ


대신 저는 저런 느낌의 공간이 참 맘에 들더라고요. 저 턱위에 책들을 진열해도 좋을 것도 같고, 사진전시 등의 공간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아무튼 너무 매력적인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방엔 2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지내고 있더라고요 ㅋ

처음 책방 문을 열었을 때 책방 안쪽에서 고양이가 훅 하고 뛰쳐 나오길래 완전 깜짝 놀랬었거든요. 제가 문을 열어서 문 밖으로 나온 것 같아서 전전긍긍하며 더운 바람의 히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문도 못 닫고... 혼자 그러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나오시더니 종종 그런다고... ㅎ 아니나 다를까 바로 다음 손님들 들어오는데 같이 따라 들어오더라고요 ㅋ


어찌나 순둥이던지 손님들에 놀라지도 않고 오히려 책 위를 살포시 밟아주시며 사람들과 어울리기까지!

여러사람 손을 타는 고양이는 정말 처음이었던지라... 너무 좋았습니다 ㅎ

제가 밥주는 길냥이들은 한 번 쓰다듬기도 힘들던데 ㅋㅋ 얘는 오히려 쓰다듬어 달라고 보채기라도 하는 듯 근처로 와서는 보고 싶었던 책 위에 앉아 움직이지도 않더라고요 ㅎㅎ 엉덩이를 저리 밀고 요리 밀고 해서 달래듯 만지작거렸더니 그제서야 움직이는 고양이 ~


얘 때문이라도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ㅎ



눈에 들어온 뜨개질 제품. 학교에 이런 비스무리한 것을 만드는 옷만들기 작업장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아이들이 컨덴츠 때문에 정말 고민을 많이 하거든요.



미래책방에서 처음으로 구입한 <정원가의 열두달>입니다.


올해부터는 텃밭농사를 좀 해볼까 하는 생각에 구입했답니다. 저처럼 초보 텃밭농사꾼에게는 정말 유용한 책이랍니다.

어떻게 가꾸는지, 어떻게 키우는지 등등의 방법이 정말 쉬우면서도 자세하게 담겨 있는 책이랍니다 ㅎ


그 옆의 <매우 초록>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답니다 ㅎ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요새 페미니즘에 부쩍 관심이 많아져서... 이런 쉽게 읽을 수 있는 페미니즘 서적들은 정말 눈에 잘 들어오더라고요.

늘 조심한다고는 해도 잘 안되는게 성차별적인 언어사용이기도 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다 같이 편하게 대한다고는 하는데 저의 말에 불편해 하는 친구들도 종종 있기도 했고요. 결국엔 서로 오해하고 있었음에 다시 풀리기도 했지만요 ㅋ


성인지능력이나 성차별적인 어휘 같은 것들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ㅜㅜ

그래도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공부하고 읽고 또 공부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주 미래책방. 정말 간만에 마주한 보석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책방을 오픈한지는 몇년 되셨다는데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소심한책방>같이 많이 알려져있는 관광지 같은 곳은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책도 읽어볼 수 있고, 고양이도 쓰담쓰담 할 수 있고, 넘치는 감성 아니 갬성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미래책방만의 감성. 오래도록 함께 해주길 바래봅니다.